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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강의1) 성격은 바꿀 수 있을까?

의지에 따라 바꿀 수도 있고 안 바꿀 수도 있고 못 바꿀 수도 있다.

 

타고난 성격을 그대로 쭉 변함없이 가지고 가는 사람도 있고, 어떤 계기나 의도치 않은 상황들로 인해 내가 의도해서 바꾸기도 하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바뀌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삶이 크게 불편하지 않고 굳이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 그냥 타고난 성격 그대로 가는 게 보통의 우리 삶이다. 성격을 바꾸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삶에서 맞닥트린 불행이 계기가 된 경우가 많다. 성격을 바꾸지 못하면 생존이 위태로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어쩔 수 없이 바꾸려고 한 노력이 결과적으로 이전과 다른 삶을 이끌고 더 나답게 살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한 것이다. 기업에서 인재를 뽑을 때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이 가진 힘을 무시할 수 없다. 성인이 되면서 타의든 자의든 부모 곁을 떠나는 것도 나를 바꿀 수 있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성장한 곳과 다른 환경에 장기간 노출이 되면 자신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에게 물이 든다. 단, 나를 좋은 환경에 두려는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 이런 경우도 결국은 자신이 느껴서 바꾸려는 의지가 작동한 결과다. 부모나 자란 환경이 싫어 의도적으로 바꾸려고 해서 바뀌는 경우도 있다. 쉽지는 않지만 강한 의지로 노력하면 이 또한 가능하다.  인간은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느낄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다. 무엇이 됐든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에 새긴 마음이 성격을 바꾸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타고난 성격을 유지하려는 것도 나의 의지고 의도해서 만드는 것,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형성된 것까지도 결국은 내가 만들고 싶었던 나를 내 삶에 들인 것은 결국 나 자신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기억하는 돈에 대한 개념은 이랬다. 30대, 현명하지 못한 판단으로 어려움을 겪기 전까지는 돈은 노력하면 얼마든지 벌 수 있고  보통의 삶은 개인이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못 사는 사람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봤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보통의 삶을 사는 것도 사실 쉽지 않다. 이 또한 나의 노력과 운이 조금은 받쳐주어야 가능한 삶이다. 이걸 느낀 후부터는 돈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돈을 더 이상 좇지 않았다. 운이 나와 함께 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내가 돈을 원한다고 나한테 올 것 같지도 않았다.  '그냥 이번 생에서는 돈은 나와 인연이 없다'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미래도 기약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으니 당연히 현재에만 집중해서 충실하게 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10년 훨씬 넘게 살았다. 돈은 내 의지로 할 수 없으니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나 가능할 것같은 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한 일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내 삶의 방식도 내 형편에 맞게 꾸렸다. 생각이나 행동도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로 채웠다. 요즘 많이 드는 생각이 '삶이 참 재미있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돈에 힘을 빼니 돈이 저절로 들어와 있었다.  나도 최근 몇 년 전에야 알았다. 그전 까지는 인식하지 못했다. 이건 내가 잘한 것도 있지만 운도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시절 음악 선생님을 좋아해서 합창부에 들어갔다. 거기에는 치맛바람이 좀 있는 집의 친구가 합창부 반장을 하고 있었다. 그 당시 반장의 특권 중에 하나가 선생님이 안 계실 때 '떠드는 사람'을 칠판에 적는 거다. 그날도 선생님이 안 계셨다. 내 기억으로는 처음부터 우리가 떠든 게 아니라 반장 무리들이 먼저 떠들고 나중에 우리가 떠들었던 기억이다. 결과는 내 이름만 칠판에 가득했다. 아니 빼곡했다. 이때의 기억이 내게는 강하게 있다.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계속 떠들어서 생긴 일이다. 우연히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그 친구를 만나 그때 일 기억하냐고 물으니 모른단다. 나에게만 큰 사건이었다. 지금도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불평등이나 불합리적인 일이 있으면 내 의견을 말하는 편이고 말하려고 노력한다. 남편은 굳이 당신이 나서서 할 필요가 있냐고 말리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고 하는 일이다. 내 의견을 받고 안 받고는 상대방에게 달려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까지만 한다. 이러한 내 행동이 그르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 

 

내가 의도해서 만든 성격도 있다. 의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책' 덕분이다. 책을 읽다보면 어떤 문장에 꽂히는 경우도 있고 읽은 책들이 나도 모르게 내 마음 근육에 영향을 준 경우도 있다. 타고난 성격은 아니지만 지금은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이해력'이 커졌다. 뇌과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며 그 사연을 우리가 다 이해하기도 어렵고 이해한다고 해도 비슷하게 느끼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기 계발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인간관계에 관한 것이라면 나는 더 이상 이것에 연연하지 않고 나의 방식대로 타인을 존중하면서 살아갈 힘이 있다. 이해는 안 되지만 그 사람의 전부를 알 수 없으니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이것이 내가 타인에게 베풀 수 있는 최선의 배려야 생각하고 들인 마음이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내 안에 들어온 성격도 있다. 이 또한 모든 것이 ' 책' 덕분이다. 내가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어찌 보면 감사할 일이 없었을 것 같은 어려운 삶의 과정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힘든 삶들로 인해 내가 더 단단해질 수 있었음에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나니 어떤 어려움이 와도 예전처럼 그렇게 두려워하거나 회피하지 않는다. 지금도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그냥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뭐든 하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다. 우연히 생긴 성격이지만 나쁘지 않아서 쭉 이런 태도를 유지하려고 한다. 

 

요즘 여행 유튜브를 자주 본다. 처음 시작하는 유튜버의 모습과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유튜버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여행을 시작할 때와 후의 모습이 아주 다름에 놀라고 감탄하면서 시청하게 된다.  여행 유튜버처럼 변화된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또 있을까 싶다. 성격을 바꾸려면 강하고 꾸준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서 말은 하지만 여행 유튜버들처럼 짧은 시간에 극적으로 바뀌는 걸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 전부가 아님을 다시 한번 느낀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성격이 바뀔 수 있음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