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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강의14) 삶에 책임 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를 놓아줄 수 있는 내적 자유에서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항상 지금의 나보다 나은 나를 꿈꾸고 갈망한다. 또한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단지 알고 있는 사실을 실천하기 어려운 상황에 나를 계속 놓으려 하기 때문이다. 선택 없이 주어진 삶 안에서 그 삶을 유지하기 위해 선택한 우리의 가면은 우리에게 내적자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우리는 행동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변명을 한다든지 아니면 강력히 맞서며 저항하든지 이것도 아니면 상황을 참고 견디거나 부정하며 자기합리화를 시키면서 고통을 감내하며 살고 있다. 

 

자기합리화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이것을 극복해야 무의식적 삶에서 나올 수 있는데 이게 쉽지 않다. 자기합리화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또다른 이유는 이것이 주어진 삶에서 나를 지탱하게 해주는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설령 내가 한 행동이 틀렸을지라도 나는 나의 행동이 합리적이었음을 어떻게 해서라도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나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방법이라고 무의식적으로 내재되어 있다. 10년 정도 다닌 회사를 관둔 이유는 전적으로 내 개인적인 감정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부모님이나 내 주변 분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회사에 다니기 힘들어서 관둔 줄 아신다. 내가 그렇게 얘기했다. 나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내가 지어낸 이야기다. 지금도 어떻게 보면 계속 나 자신을 합리화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는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사람들과 관계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럼에도 사람들과 같이 하는 시간들이 갈수록 어렵고 힘들다.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한다는 말도 어떻게 보면 자기합리화일 수 있다. 

 

삶이란 나아져서 바꾸는 게 아니라 바꾸려고 노력할 때 나아지는 것이다. 삶이 만족스러운 사람이라면 바꿔야 할 이유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까닭에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하고 꺼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변화가 없는 삶,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라고 옛 철학자가 한 말이다. 우리는 대체로 자신에게 주어진 삶과 자신이 선택할 수 있었던 삶 사이에서 커다란 상실감을 느끼면서 현재의 삶을 후회하며 산다.  실천하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우리의 삶이 늘 마음에 들지 않음을 느끼면서도 항상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반복하며 살고 있다. 임종을 앞둔 분들이 가장 후회하는 첫 번째가 '해본 일에 대한 후회보다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라고 하니 주어진 삶에서 우리가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우리의 노후도 이와 같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내가 요즘에 들이는 노력도 이러한 것이다. 노후를 이전 분들과 다르게 살고 싶다. 노후에 맞게 될 많은 시간들을 내 의지대로 꾸려가고 싶다. 내가 지금처럼 살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의지가 큰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다. 어려운 삶에서도 내적 자유를 위해 포기했던 많은 물질적인 것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질적 욕심을 내려 놓으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책의 내용이 더 잘 들어왔다. 책으로 쌓은 지혜를 활용하고 싶은 마음도 점점 더 커졌다. 말그대로 내 삶의 선순환이 이렇게 시작되었다고 본다. 

 

자신에게 내적자유를 주는 것은  삶의 책임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선물과도 같다.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삶, 주어진 삶이 어떻게 보면 편하고 안전해보이기까지 하지만 우리의 내면은 끊임없는 불안과 불만으로 가득차 있는 경우가 많다. 요즘 심리학이나 자기계발서와 같은 책들이 인기가 많고 유튜브에서도 이런 종류의 콘텐츠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를 최대한 잘 사용하는 방법이다. 주어진 자유에 책임이라는 의식이 함께 하면 훨씬 더 단단하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책임을 진다'라는 의미를 우리가 간혹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책임을 지는 행위는 어떠한 일이 잘못되었거나 일이 틀어졌을 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다. 계획한 일이나 추진해야 할 일들이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앞에서 잘 이끌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책임을 지는 행위인 것이다. 책임은 나를 신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내가 만들어가는 삶은 오롯이 내 것이므로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행동할지는 모두 내 책임이다. 일어난 사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건에 대응하는 우리의 태도다. 설령 주어진 환경으로 인해 나의 행동에 제약을 받아서 일어난 사건일지라도 그것을 자신의 삶에 허용한 사람은 나다.  삶에 책임을 진다는 것은 선택권이 내게로 온다는 말과 같다.  선택을 할 때는 나의 진심에 다가가야 한다. 내 진심과 어긋난 선택을 하거나 무의식적인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한 선택은 다시 나를 고통에 넣는 상황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