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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강의37) 의사소통이란? 타인의 경험을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다.

소통 능력이란 공감의 능력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세상 속에서는 언제나 자신이 주인공이다. 우리는 자신의 세상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고 덧붙이면서 자신들의 자서전적 이야기를 써 가고 있는 중이다. 각자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세상과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자신을 나타내며 살고 있다.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경험과 무수히 각기 다른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스토리를 이야기할 때 자주 사용하는 어휘와 습관화된 말하기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 자신을 표현하고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말하기라면 말하기는 그 사람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인간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존재라기보다 감정적인 존재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도 이성보다 감정의 영향으로 작동한다.  감정도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성질이 있어서 이해하기도 어렵고 유연하게 작동되지도 않는다. 감정은 자기만의 방식을 고집하려는 성향도 강하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어떤 성향의 소유자인지 먼저 알 필요가 있다. 감정은  말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말은 쉽게 오고 가지만 진짜 숨김없는 말을 듣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잘 전달되지도 않는다. 소통은 일종의 기술이다. 기술은 일정한 규칙에 따라 체계적인 교육과 연습을 하면 습득할 수 있다. 소통이란 '커뮤니케이션'이 말의 어원으로 라틴어로 ' 어떠한 경험을 공유하다.' 또는 '함께 나눈다'는 의미다. 즉 소통은 공통의 경험을 함께 나누는 행위다. 내가 지금 경험하고 느낀 것을 상대방도 똑같이 경험하리라는 '공감'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인 것이다. 

 

모든 관계의 기본은 대화, 즉 소통에 의해 형성되고 유지된다. 소통은 상대방에게 나를 알리는 중요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소통을 한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다른 사람에게 나에 대한 인상을 남기기 마련이다. 소통 방식은 다른 사람과 맺고 있는 다른 모든 것에도 영향을 준다. 소통을 잘한다는 것은 자신이 겪은 경험을 타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전달한다는 말과 같다.  의사소통을 잘하는 사람은 공감 능력도 뛰어나다. '공감'이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겪은 일들을 이해하겠다는 태도다. 대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내가 겪은 일들을 상대방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행위면서 상대방이 겪은 일들을 내 일처럼 잘 이해하겠다는 공감의 행동이다.

 

소통 능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소통 불안' '발표 불안'이다. '불안'은 자신의 평소 모습을 잃고 긴장감으로 인해 자신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상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많은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이 내놓은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대방에게 자신의 능력보다 더 잘 보이고 싶은 욕심이 클수록 불안이 증가한다. 둘째, 진짜로 자기가 가진 능력이나 지식이 부족할 때도 불안이 온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들킬까 봐 걱정되고 긴장된다. 셋째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오는 두려움이 불안을 만든다. 두려운 상황이 아닌데도 내 머릿속에서는 생존에 위험한 상황이라고 인식해서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그 상황들이 생존과 관련이 없음을 계속 의식적으로 주입해야 한다. 반복 연습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러 번 하다 보면 뇌도 이 상황이 별거 아닌 것으로 받아들인다. 

 

말은 상대방에 따라 받아들일 만큼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을 만큼만 전달하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교정 반사'라는 본능이 있다. 이는 상대방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쳐주고 싶은 욕구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교정 반사가 강하면 강할수록 상대방은 변하지 않으려고 더욱 애를 쓰고 기존의 성향에 더 집착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부부싸움도 그렇다. 한쪽이 다른 한쪽의 생활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을 하면 할수록 상대방은 더욱더 기존의 자기 방식을 고집하려 한다.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상대방에게 영향을 준 여러 환경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사람의 삶의 방식 안에서 풀려는 노력이 있어야 상대방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상대방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을 때에도 자신의 환경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자신의 상황이나 감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말이 오해 없이 잘 전달될 수 있다.  

 

말을 할 때는서먹함이나 부끄럼 없이 자연스럽게 말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말을 잘하는 것보다 소탈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외적인 태도도 중요하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유창한 말솜씨가 아니다. 현실성이 없고 추상적이며 공상적인 것은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말이란 사실적이고 구체적이며 명확할 때 그 힘을 발휘한다. 이치에 맞는 말을 하려면 그 사회의 기준이나 상식에 근거해야 한다. 옳고 그름이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결정될 따름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존에 위협이 되지 않을 때라야 속마음을 연다. 말은 서로가 평등할 때 숨김없는 말, 진실된 말이 오간다.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아는 척하지 않고 평가하지 않으며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지 않는 사람에게  끌린다.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들어줄 이러한 사람을 항상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