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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강의46) 내가 나를 만든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은 나를 만드는 일이다. 

주어진 환경은 어쩔 수 없다.탓할 대상도 되돌릴 힘도 우리에게는 없다. 그로 인해 일어나는 일도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들이 더 많다. 그럴 때는 그냥 운명이라 받아들이는 게 자신을 상처내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의 삶은 다르다. 자신이 처한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부할 수도 있고 저항할 수도 있다. 오기가 생기면 극복하려는 굳은 마음도 필요하다. 좋은 것이 있으면 삶에 들이려는 시도도 해봐야 하고 긍정적이고 선한 것을 가까이 하려는 마음도 있어야 한다. 이러한 태도가 나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 이 힘으로 우리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사실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함을 우리에게 암시한다. 삶의 유한성을 깨달았을 때 중요한 것들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정체되어 있는 삶은 죽은 삶과 같다. 죽은 삶에는 어떤 변화도 어떤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다. 살아 있다는 것은 달리 표현하면 삶이 늘 변화한다는 말이다. 고인 물은 썩지만 조금이라도 유동이 있으면 자정 작용이 일어나 깨끗해지는 것처럼 우리 삶에서도 조금의 변화가 내 삶의 자정 작용 역할을 할 수 있다.

 

언어는 우리의 생각을 만드는 도구다. 언어를 통해 생각을 할 수 있고 언어를 통해 믿음도 형성된다. 익숙한 대로 말하는 우리의 언어 습관은 생각보다 틀린 구석도 많고 나에게 부정적이고 안 좋은 영향을 준다. 많은 사람들이 틀리게 사용하는 표현 중에 '틀리다' '아니다'와 '다르다'가 있다. 다양한 상황이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건 아니지" 가 아니라 그건 다른 것일 거고  "틀렸어"가 아니라 "다르지"일 것이다. 이런 실수만 줄려도 내 말의 품위가 올라간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부모님 잔소리에 "아, 짜증나"가 아니라 " "속상하다"가 맞을 텐데 우리는 '짜증나다'는 표현에 익숙하다 보니 정말로 단어에 맞는 감정이 올라와 화가 나는 것이다. 아내의 잔소리에도  '무시한다'는 단어를 떠올리면 참을 수 없는 감정으로 치닫게 되지만 이를 조금 유연한 표현으로 사용하면 감당할 뒷일도 생기지 않고 아내보다 성격 좋은 남편으로 더 높은 위치에서 생활할 수 있다. 

 

오늘날처럼 누군가를 밟지 않으면 나의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서  '타인을 칭찬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유교적인 문화 안에서는 더욱 그렇다. 겸손이 하나의 문화로 잡리 잡은 탓에 나를 칭찬하는 것도 남을 칭찬하는 것도 어렵다. 이러한 문화 때문에 우리는 서로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고 산다. 사람의 마음은 다 똑같다. 누군가 나를 칭찬해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타인도 그렇다. 큰일을 도모하는 것은 나 혼자의 힘으로 어렵지만 사소한 일들을 남들보다 잘하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타인을 칭찬하는 것도 조금만 연습하면 충분히 들일 수 있는 습관이다. 언어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굉장한 노력과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이걸 알기에 한국에 언어를 배우러 온 학생들을 대하는 내 입장은 한결같다. 우선은 칭찬부터 한다. 그래야 학생들도 하려는 의지가 생기고 즐겁게 할 수 있다. 못하는 것을 탓하지 않는다. 당연하다고 치켜세워준다. 그러면 학생들도 자심감을 갖고 다시 해보려는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태도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나의 자존감도 살짝 올려준다. 

 

좋지 않는 것에 물들지 않으려는 노력도 나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다. 젊었을 때는 친구가 전부지만 나이가 들수록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친구만 있어도 내 삶이 훨씬 풍요로워질 수 있다. 나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거나 그로 인해 삶이 불편하다면 관계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남은 그래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지만 어려운 것은 가족이다. 가족과 관계를 끊는 건 나에게도 상처가 된다.  이럴때는 시간을 두고 안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사람의 감정은 시시때때로 움직이는 것이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지금은 너무 싫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 감정도 무뎌지고 누그러지는 날이 온다. 그때 만나면 된다. 싫은 것을 안 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안 하고 좋지 않은 것을 피하려는 이러한 우리의 태도는 우리의 마음뿐만 아니라 얼굴 표정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옷은 자신을 간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소유품 중에 하나다.  젊었을 때는 아무거나 입어도 예쁘고 멋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매무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비싼 옷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체형과 어울리는 예쁘고 멋있는 옷을 선택하는 안목을 키울 필요가 있다. 외국을 여행하다 보면 기존에 내가 가졌던 생각에서 많이 벗어나는 광경을 목격하곤 한다. 그 중에 하나가 할머니들의 옷차림새다. 우리나라에서 할머니라는 위치는 더 이상 옷도 필요없고 그냥 집에 있는 아무 옷이나 걸치는 대상 정도로만 생각했다. 지금도 밖에 나가면 중년 여성분이나 남성분들의 옷 차림새가 거의 비슷하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보이지도 않으신다. 외국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달랐다. 특히 할머니들이 더욱 그랬다. 나이가 드셨어도 밤문화를 잘 즐기셨고 옷도 젊은 사람 못지 않게 예쁘게 입고 나오신다. 귀걸이에 구두까지 신고 할아버지와  데이트를 즐기시는 할머니들도 많으셨다. 나도 내가 예뻐 보이는 날은 아무 이유없이 기분이 좋다. 누구는 남들 눈에 잘 보이려고 한다지만, 남들 눈에 예쁘게 보이는 것,  스스로 예쁘다고 느끼는 것, 이 모든 것이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줘서 나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계기는 되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