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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강의50) 타인과 비교하는 삶에서 해방되는 방법

'충만감'으로 삶을 채우기

자신과의 비교는 우리의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지만 다른 사람과의 비교는 우리에게 상실감과 공허함, 불행한 감정만을 가져온다. 문명이 진화하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의 감각들은 더욱 타인에게로 쏠리게 돼 있다. 과거에는 내가 알고 지낼 수 있는 사람의 숫자가 고작해야 몇 십 명에 불과했다. 비교할 수 있는 범위도 그만큼 많지 않았다. 삶의 수준도 고만고만해서  비교할 거리도 별로 없었다. 지금은 우리의 모든 감각들이 타인을 향해 있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일상이 돼 버렸다. SNS, 인스타그램, 블로그, 티스토리 여기에 가장 강력한 유튜브까지, 굳은 마음 없이는 이 안에서 헤어 나오기 더 힘들다. 

 

나는 그래도 다행인게 취미가 독서인 까닭에 이러한 SNS,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스스로도 좀 멀리하려고 했다. 나의 정보를 누군가와 나누는 것도 다른 사람의 일상을 보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사전적 의미를 다시 찾아보니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타인들과의 관계망을 구축하고 정보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라고 나와 있다. '불특정 타인'이라면  '딱히 정해져 있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뜻인데 이는 우리가 정할 수 없을 정도로 무한대의 사람들과 맺는 관계망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이러한 환경에서 중심을 잡고 나로 산다는 게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기준으로 오롯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아주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주변을 보면 생각보다 '우울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가장 많이 걸리는 질병의 1위가 암이 아니라 '우울증' 이라고 한다.  '우울증'을 정의하면 '몸뿐만이 아니라 정신까지도 방전이 돼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한마디로 '번아웃' 상태다. 에너지를 다 소진해서 더 이상 쓸 에너지가 없다는 말이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길을 가다가 완전히 퍼져버린 것과 같다. 자동차나 사람이나 고장 날 수 있다. 그래서 차를 고치는 정비소도 있고 사람을 낫게 하는 병원도 있다. 단 고칠 수 있는 상태까지는 유지해야지 그 이상을 넘어가면 손을 쓰기 어렵다. 우울증이 바로 손을 쓰기 어려운 상태까지 간 것이다. 여러 번 얘기했지만 인간이 쓸 수 있는 에너지는 무한대가 아니다. 우리의 뇌가 가장 싫어하는 것도 쓸데없는 곳에 아까운 에너지를 쓰는 거다.  우리는 돈의 소중함은 알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소중함은 자주 잊고 산다.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이 에너지의 소중함도 느끼기 어렵다. 당연해 보이니까 더욱 그렇다. 하루종일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타인들의 계정을 살피는 것만큼 우리의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는 것도 없다. 보고 자극받고 실망하고 화나고 허무하고 짜증 나고 부럽고 시기까지, 이 불필요한 모든 감정들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내가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도 집중하기 어렵고 성과를 내기도 힘들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자기가 하는 일에서 성과를 낸다는 것은 자신에게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러한 시간이 없으면 에너지는 고갈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의 마지막이 우울증이다. 

 

나도 최근 몇 년 전에야 알았다. 삶이 충만하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나를 통해서 이해하게 됐다. 그래서 이렇게 여기에 내 이야기를 실을 용기도 낼 수 있었다.  일반 사람들의 기준으로 나를 보면 부러워할만한 직장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넉넉하게 사는 것도 아니고 특별하게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뭔가를 이룬 것도 없는 정말 보통의 삶이다. 그래도 잘하는 게 있다면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마음이다. TV나 기타 매체를 보는 것보다 항상 앉아서 뭔가를 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목표를 세워서 꼭 해야지 하는 마음도 많지 않다. 하면 좋지만 안 되면 그냥 나와 안 맞는 운이라고 생각도 잘한다. 무언가가 잘못 돼도 나를 탓하거나 남을 탓하지 않는다. 그냥 안 될 운명이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나에게 깊게 있는 믿음 중에 하나가 ' 사람이 모든 것을 잘할 수 없다. 잘하는 것은 나누고 못하는 것은 도움을 받으면서 그렇게 사는 게 우리의 삶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생활에서 그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 내가 완벽하게 뭔가를 해내야지 하는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능력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항상 내가 원하고 하고 싶은 일을 꿈 꾸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노력도 꾸준히 한다. 내 머릿속은 온통 내가 하고 싶은 것들로 가득차 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또 한 가지 생각이 났다. 나는 나에게 집중을 잘하는 편이다. 그리고 나에 대한 믿음도 강하다. 나도 왜 그렇게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한때는 어려운 일은 다른 가족에게 가지 말고 다 나에게 왔으면 했던 시절도 있었다. 나는 다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은 여기까지는 아니다. 과거에 그런 시기도 있었다. 나는 내가 뭘 잘하고 못하는지 안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떤 것에 에너지를 받고 어떤 것을 아주 싫어하는지도 잘 안다. 싫은 건 안 하려고 하고 좋은 건 티나게 좋아하는 편이다. 스트레스 받는 것도 그렇게 큰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도 나름 생활에 필요하니까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방과 내가 다르니까 당연히 생각도 다르다고 생각하면 크게 스트레스 받지도 않는다. 굳이 난 누군가의 삶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 내가 도와줄 게 아니라면 알아서 각자의 삶을 살면 그뿐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부터인가는 모르겠지만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에 하나가 '내 얼굴에 책임을 진다'였다. 여기에는 내가 내 맘대로 부여한 많은 뜻이 있다. 삶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여기에 굴하지 말고 꿋꿋하게 가자. 비겁하게 가지 말자. 올바르지 않은 것은 하지 말자.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자. 할 말은 하자. 강자한테 비굴하지 말고 약자에게는 너그럽게 하자. 등 수없이 많은 행동 지침들을 스스로 내리고 지키려고 노력했다. 내가 할 수 있고 견딜 수 있는 선에서는 타협을 보지 않았다. 이 행동들 때문에 내 삶이 힘들 때도 많았다. 삶은 힘들었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라 그런지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았고 또 거기에 삶을 맞춰서 꾸려나가는 방법도 터득했다. 경제가 어렵고 힘들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항상 어렵고 힘든 삶 가운데에 있었기 때문에 그냥 하던대로 살면 된다. 그래도 다행인 건 책을 가까이할 수 있었던 시간 덕분에 힘들고 어려울 때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나도 사람인지라 나보다 잘 사는 사람들이 당연히 부럽고 시기도 났던 적이 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냥 그건 그분들의 삶이고 그분들의 운이다. 나는 내 운대로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아주 많이 차있어서 그런지 남들과 비교하는 삶은 전혀 없다. 가끔 정말 돈이 많은 사람이 부러울 때가 있다. 돈 걱정 없이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분 좋게 지갑을 열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 주변에 돈이 엄청 많은 사람도 별로 없고  돈은 있어 보이지만 이렇게 멋있게 내는 사람도 없어서 다행이다. 있었다면 정말 많이 부러워했을 것 같다. 

 

몇 달 전에 시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오랫만에 만나는 분들이 많았다. 얼굴에 관심이 많다 보니 들어오시는 분들의 얼굴에 당연히 집중하게 됐다. 그리고 느낀 것이 내 삶의 기준대로 지금처럼 앞으로도 쭉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확신이 더 강하게 들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는 나를 처음 보신 분들의 내 인상에 대한 말씀들이 나쁘지 않고 비슷하다. 

 

 아이들도 어느정도 크고 나니 지금은 생계를 위한 시간보다 내가 원하는 일들로 삶을 채우고 싶어서 이 시간들을 더 많이 갖으려고 한다. 경제적으로는 계속 불편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이 방향이 맞을 거라 생각하고 나를 믿고 가려고 한다. 

그 길에 지금처럼 책이 함께 할 것이다. 바른 행동도 계속 유지하고 도덕도 잘 지키고 교통 법규도 잘 지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바르게 사는 노력도 꾸준히 계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