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를 찾기 어려운 이유 & 나를 찾는 방법'에서
타인의 무의식 안에 있는 신념을 알면 모든 것이 이해된다.
우리는 인간을 이성적 존재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이성적이며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했기 때문에 지금의 문명을 창조할 수 있었다는 굳은 믿음이 있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사실과 다르다. 인간의 문명이 지금처럼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인간만이 가진 새로움을 찾는 본능에서 기인하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들은 현재의 삶에 만족하든 안 하든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살아가려는 본능이 있다. 반면 인간은 한 상태에 오래 머무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현재보다 더 나아지려는 욕구, 성장하려는 욕구를 함께 가지고 있다. 이는 인간만이 가진 특별함이다. 이 힘이 지금 우리의 문화와 문명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재의식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알면 나의 생각과 행동의 근원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있고 타인의 행동도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우리가 얼마나 많이 아는가에서 나오지 않는다. 대부분 무의식에서 온다. 5%의 의식과 95%의 무의식의 싸움이다. 아무리 의도적으로 무의식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나의 정체성을 완전히 새로운 나로 만들겠다는 굳은 다짐과 노력 없이는 바꾸기 힘들다. 나의 모든 것, 생각과 행동, 감정까지도 의심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내가 하는 모든 생각과 행동 하물며 감정까지도 무의식의 작용이지 내 마음에서 진짜 하고 싶어서 나온 행동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나를 변화시키는 첫 단추다. 타인도 이와 같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무의식이 작동한 결과다. 뇌는 과거에 했던 경험을 반추하여 예측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결정한다. 지금 우리가 하는 생각과 행동도 무의식 안에 있던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걸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나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우리가 강하게 의식해서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과거에 했던 그대로의 방식대로 따라가게 돼 있다.
이러한 뇌의 작동 원리를 깨닫는 것만으로도 무의식적인 생각과 행동을 줄일 수 있다. 나의 무의식 안에 있었던 잘못된 믿음 중에 하나다. 남자에 관해서다. 남자는 여자보다 강해야 하고 생존력도 당연히 강해야 한다고 믿었다. 결혼하고 이러한 문제로 많이 다퉜다. 여자인 나는 돈을 벌면 좋지만, 안 벌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에게는 나와는 다른 잣대로 평가했다. 남자니까, 꼭 돈을 벌어야 하고 그것도 가족이 충분히 먹고 살 만큼 벌지 않으면 무능한 남편처럼 대했다. 성격도 여자보다는 좋아야 하고 마음도 당연히 넓어야 한다는 옳지 않은 믿음이 있었다. 남자니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여자 중에서도 생존력이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이 있듯이 남자도 이와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격도 우리가 선택해서 받은 것도 아니고 복불복으로 그렇게 형성된 것이기에 부정적인 성격을 받은 사람이 어찌 보면 더 안 됐고 측은지심까지 생긴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봐서 가장 손해를 보는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이또한 감사할 일이다. 이러한 모든 것을 깨닫기 전에는 남편 원망도 많이 하고 모든 안 좋은 것은 남편 탓만 했다. 지금은 아니다. 남편도 자기가 원했던 성격이 아닐 수 있다. 나처럼 긍정적으로 태어났다면 세상을 좀 더 밝게 볼 수 있었고 더 좋은 것에 집중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러한 경험을 하지 못한 남편이 많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지금은 경제적인 걸로 뭐라 하지 않는다. 나도 생존력이 약하고 남편도 생존력이 약한 사람이 만나서 겪는 어려움이라 여긴다. 한편으로는 남편도 생존력이 강한 여자를 만났다면 좀 생활이 편했을 것 같다. 남편은 나처럼 내 생존력에 대해 탓한 적이 없다. 지금은 그냥 내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인다. 이 운명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꾸준히 노력하며 사는 게 정답임을 지금은 안다.
아는 분과 식사를 하다 들은 이야기다. 음식을 남기면 꼭 싸가라는 분이 계셔서 좀 난감하단다. 본인은 싸가기 싫은데 자기보다 어른이라 싫다고 이야기도 못 하겠단다. 여기에도 각자의 믿음이 강하게 있다. 그 믿음이 맞고 옳다고 느끼니까 또 그렇게 행동을 하는 거다. 두 분 다 그렇다. 한 분의 마음에는 음식은 버리면 안 된다는 믿음이 강하다. 그 믿음은 어찌 보면 부모님께 받은 영향일 수도 있고 그분이 자란 시대적 상황 때문일 수도 있고 다양한 이유가 있다. 또 다른 한 분은 어른께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얘기하는 것이 무례한 행동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 믿음 또한 옳다고 생각하니 본인이 싫어도 말을 하지 못한다. 누가 틀리고 맞다고 할 수 없다. 단지 우리가 좀 더 깊게 생각하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다. 우리도 우리의 믿음이 현재의 상황과 맞지 않ㅇ르 수도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바뀌면 내가 믿고 따르는 신념이나 믿음 또한 바뀔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뇌 작동 방식을 알고 가장 좋아진 것은 타인에 대한 이해다.
나와 타인의 차이가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확실하게 각인됐다. 뇌과학을 공부한 이후로는 사람에게 화가 나지 않는다. 웬만한 일은 이해 되고 안 되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살짝 서운할 때나 내 기대와 맞지 않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우선은 부정적으로는 해석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럴 수 있어." 그것도 아니면 "나랑 다른 분이시구나!" 하고 그렇게 넘긴다. 상대방이 오해하면 오해한 대로 시간을 보낸다. 이건 상대방이 정할 태도라 생각해서 하는 일이다. 뇌의 작동 방식을 몰랐을 때는 그 사람 자체에 대한 탓을 많이 했다. 그러나 뇌의 작동 방식을 안 다음부터는 사람을 탓하기 전에 그 사람이 받은 안 좋은 기억이나 잘못된 믿음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러면 그 사람이 이해되고 안쓰러운 마음까지 든다. 이러한 나의 태도 또한 나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 이러한 에너지들이 모여 삶의 충만함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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