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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강의36)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한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그냥  참고 견디는 것도 삶의 방법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 필요가 없다. 어렸을 때 부모님에게 받은 감정적으로 안 좋은 기억, 좋지 않은 집안 환경 때문에 겪어야 했던 난감한 상황, 피하지 못해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주위의 안 좋은 환경이나 어른들, 이 모든 것은 어린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내가 잘못해서 일어난 일들도 아니다. 사실도 아니다.  우리는 그냥 주어진 상황을 내 잘못처럼 느끼고 받아들였을 뿐이다. 이것이 전부다. 어린 아이에게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의식이 아직 없고 정체성도 형성되지 않았다. 어른들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따르면서 어린 아이의 무의식에 믿음이 만들어지고 정체성도 그렇게 형성된다. 싫든 좋든 답습하고 믿고 따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고 또 다음 세대에 나도 모르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주어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지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내 삶에 들어온 것은 내가 선택한 것이기에 책임도 내게 있다. 

 

살면서 고난이나 어려움이 생겼을 때 이것이 전자 때문인지 후자 때문인지 구분하는 것이 먼저다. 운명처럼 주어진 내 삶의 테두리 때문에 일어란 문제라면 그냥 받아들이고 견디면서 지나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삶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내가 여기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나를 해지지 않으면서 견디는 것뿐이다. 모든 에너지는 흘러가게 돼 있다. 이를 막는 것은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나 자신 뿐이다. 

 

반면에 나의 판단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면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생각을 갖는다. 책임이란 일어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다는 뜻이다. 최선을 다해 책임진다는 마음가짐은 생각보다 에너지가 강하다. 이렇게 형성된 강인한 에너지는 나를 믿는 에너지로 전환된다. 나를 믿으면 삶에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힘이 내 안에서 생긴다. 이것이 우주와 자연과 우리가 에너지를 주고 받으며 공존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지금도 부모님과 부딪치는 일들이 많다. 부모님 건강이나 두 분 부부관계에서 생기는 문제에 관해서다.  이제는 연세도 있으시니 건강 생각하셔서 그만 일을 놓으시라고 여러 해 말씀 드려도 소용이 없다. 한 동안은 이 문제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덜 하다. 부모님의 인생이라 생각하고 객관적으로 보려고 한다. 부부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내가 그분들 사이에 들어가 조정을 하고 또 거기에서 나도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지금은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려고 한다. 내가 해드릴 수 있는 선에서만 하자. 나머지는 신경을 끄자. 이또한  부모님의 삶이라고 인정하고 나니 많이 편해졌다. 

 

직장 생활이나 결혼 생활은 스스로가 결정해서 내린 선택이다. 문화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그건 그냥 받아들여야 할 문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은 다른 사람의 책임이 아니고 내 책임이다. 나도 생각은 이렇게 하지만 여기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결혼을 해서 몇 년은 정말 싸우려고 결혼을 했나 할 정도로 많이 싸웠다. 이유는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는 믿음 때문이다. 한 번은 먼 사촌 언니가 아기를 낳았는데 나는 거기에 가자고 했고 남편은 굳이 왜 거기를 가야 되냐면서 반기를 들었다. 결혼해서 처음으로 크게 싸운 일이다. 지금 생각하면 남편 모르게 나만 갔어도 됐고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얼마든지 했을 수도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다른 마음이 들지 않았다. 반대 하는 남편이 이상했고 가려는 내가 정상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자주 다툼거리가 되는 설거지도 그렇다. 남편은 먹자마자 바로 설거지를 해야 맞다고 생각하고 나는 보고 싶은 드라마를 끝까지 보고 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은 서로 조금씩 양보했지만 그래도 가끔 이걸로 다툰다. 서로 보고 자란 환경이 달라서 우리 믿음 안에 생긴 것도 다른 것 뿐인데 우리는 이걸 이해하지 못한다. 서로 잘못했다고만 생각하니 한치의 양보도 없이 싸우는 것이다. 우선은 나도 맞도 상대방도 맞다고 인정해 줘야 한다. 상대를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이해하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밖에 없다.  상대방도 이러한 다툼이 틀림이 아니라 다름에서 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 줘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선택한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고 책임이다.  느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고 참아주려는 마음이 서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책임을 지는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