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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강의3)'진정한 자존감' 에 관한 나의 생각

' 자존감, 자신감, 자부심, 자존심 '의 의미를 정확하게 새긴다. 

나도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할 때 굉장히 혼란스러웠던 단어들이다. 지금도 나도 모르게 헷갈려서 가끔 잘못된 느낌이 들곤 하지만 그래도 곰곰이 정확한 단어의 의미를 생각하면 그 상황에 맞는 감정으로 바꿀 정도는 되었다.

 

자신감과 자부심은 여러분들이 사전을 찾으시면 간단하게 알 내용이라 생략한다. 자존심이란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굽히지 않고 밀고 나가는 마음이다. 살다 보면 이 태도 또한 필요할 때가 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내가 지키려는 가치나 신념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는 올바른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나의 믿음이나 신념, 가치관을 우리 부모나 내가 속한 공동체, 내 주변 사람들에게서 영향을 받아서 그냥 옳은 믿음인 양 그렇게 굳게 믿고 삶을 살아왔다. 

 

초등학교 시절로 생각된다. 새 학기가 되면 선생님께서 집의 가훈을 써오라는 숙제를 내곤 하셨다.  가훈? 어린 나로서는 정말 어려운 숙제다. 그래도 그다음 날 학교에 가면 모든 학생들이 붓으로 '집 가훈'을 써왔다. 아마도 다른 친구들도  나 같지 않았을까 싶다. 학교에 걸려 있는 '급훈'  정직, 성실, 근면, 이것을 우리 집 가훈처럼 그렇게 베껴서 해갔던 기억이 있다. 의식주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보다 더 큰 삶의 가치를 생각한다는 것은 어린 나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당시 상황과 맞지 않은 숙제를 내신 선생님들의 잘못이라 생각한다. 정직하게 살자?? 지금도 주변에서 많이 보고 듣고 강조하는 믿음 중에 하나다. 어떤 상황에서는 정직도 남을 아프게 할 수 있음을 어른이 되고 나서 알았다. 현재와 같은 사회에서는 너무 정직하게 사는 것도 추천하지 않는다.  나만 손해를 볼 수 있으니까. 지금은 너무 다양한 삶들이 공존해 있어서 상황에 따라서 각자가 알아서 판단해야 할 일들이 훨씬 많다. 자신이 굳게 믿고 있는 신념을 끝까지 고집해야 할 이유도 없고 고집할 필요도 없다. 고집해 봐야 자신만 손해다.  집에 없는 가훈을 급조해서 만든 나처럼 한국 문화에서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태도를 취할지는 각자의 판단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최근에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참 느낀 게 많은 여행이었다. 그중 하나가 가격표시제다. 일본은 어디를 가든 소비자가 가격을 밖에서 먼저 알 수 있도록 공지해 놓는다. 일본뿐만 아니라 내가 여행을 간 많은 나라는 대부분 가격을 밖에서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그러니 내가 밖에서 본 가격에 먹겠다고 들어간다는 것은 내가 결정해서 내린 행동인 만큼 결과가 내가 생각한 것과 달라도 누구를 탓할 필요는 없다. 반면에 한국은 밖에서 가격을 모르고 들어갔다가 너무 비싸서 나올까 말까 하는 난감한 상황이  많다. 들어갔다가 나오려고 해도 왠지 잘못하는 기분까지 든다. 한마디로 찝찝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나는 여기에 큰 의미를 둔다. 만약에 가게 사장님이 자신이 팔 물건에 자부심이 있었다면, 또한 받을 가격에 자신감이 있었어도 이리 했을까? 정정당당하지도 정직하지도 못한 태도라고 본다. 이처럼 사회에 통념처럼 사용되는 믿음이나 신념은 많지만 그걸 지키고 행동하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우리도 지키지 못하는 사회적 통념이 있다면 바꿔야 한다.  우리 모두가  지키고 행동할 수 있는 믿음으로 다시 재정립해야 한다. 나도, 우리도 지키지 못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자존감은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존중한다?? 많이 들어보지 못한 말일 수도 있다. 우리 문화에서는 남을 존중하는 것도 어려운데 자신을 존중한 다고 하니 언뜻 개념이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 뇌과학에 따르면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와 타인을 평가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거의 같다고 한다. 이는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타인을 존중할 수 있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럼, 내가 나를 존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우리가 많이 들었던 질문으로 다시 하면 이렇다.  여러분은 타인을 어떤 기준으로 존중하는가? 이것을 알면 나를 존중할 수 있는 기준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각자만의 다양한 기준이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자기 존중의 핵심은 자기 삶에 책임을 지는 자세라고 본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의 책임은 나로 인한 것보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적인 영향이 더 강하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의 내가 생각하고 결정해서 내린 행동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는 삶의 태도가 있어야 한다. 이 태도가 나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기둥이다. 이 기둥을 깊게 심고 그다음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가지를 만들어 주면 된다.  내가 할 수 없는 너무 높은 것부터 시작하면 기둥이 땅에 깊이 박히기도 전에 흔들린다. 이러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한다. 그리고 쉬운 일부터 완성하는 습관을 들인다. 내가 들인 습관은 이렇다. 내가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변명하지 않는다. 살짝 배가 아파도 온 마음을 다해 축하해 준다. 독서는 항상 한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은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혼자서도 즐겁고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집중한다. 약속은 꼭 지킨다.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한다. 다름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내 처지에 맞게 생활을 꾸려나간다.  이러한 소소한 것들이 나를 진정한 성인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더불어 나를 존중할 수 있는 씨앗을 심어준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