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과 불안 속에서도 내가 할 일을 꾸준히 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럴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우리는 진실처럼 생각하고 사실로 받아들이며 삶의 많은 부분을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고 있다. 불편함이나 불안함도 그렇다. 되도록이면 내 삶에 없었으면 하는 것으로 여긴다. 이는 우리가 불편함이나 불안함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오해 중에 하나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생각하면 이렇다. 인간의 보통 상태는 안정적이고 평안한 상태가 아니다. 이 상태는 자칫 위험에 놓일 수 있고 생존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보통의 생활을 하면서도 마음 한쪽에는 항상 불안한 마음이 있어야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불편한 마음이 있어야 생존에 득이 되는 것은 들이고 해가 되는 것은 빼려는 마음도 생긴다. 불편함과 불안한 마음이 있어야 지금보다 나아지는 노력과 삶을 개선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성격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타고난 성격은 고치기 어렵다. 죽기 전에는 고칠 수 없다. 그냥 살아야 한다. 등등 사실은 이것과 조금 다르다. 타고난 성격을 바꾸기는 어렵다. 남이 바꾸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가 굳은 결심과 단단한 각오로 임하면 이 또한 바꿀 수 있는 것이지 아예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불편하고 힘든 상황에 나를 놓아야 하는데, 이것이 사실 더 어렵다. 인간은 자신의 생존에 걸린 문제에 관해서는 양보도 없고 죽을힘을 다해 위로만 올라가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어려운 환경에 놓기도 어렵고 굳이 이러한 상황에 스스로를 놓을 필요도 없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해 가는 것이 더 옳은 선택일 수 있다. 그럼에도 삶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고 계속 어려운 여건에 놓이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잘 이용해야 한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하고 들어봤을 문구 하나가 떠오른다. '안 좋은 상황이 나를 벼랑으로 모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내 태도가 나를 벼랑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다.' 그곳에서 안전하게 나를 탈출시킬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다. 그 벼랑을 대하는 불편한 마음을 나에게 유리하게 잘 다스리려는 마음으로 바꾸면 이 마음이 나를 좀 더 나은 나로 이끄는 끈임을 알게 된다.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지금보다는 많이 어렸기에 지혜롭지 못했던 나의 생각과 행동들, 그로 인해 겪어야 했던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러한 안 좋은 일들이 왜 나에게만,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아서 참 다행이었다. 누구나 살면서 겪는 일이라 생각했다. 내가 판단을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지만 그렇다고 나를 탓하지도 않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라고 생각했다. 내가 좀 일찍 겪은 것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견뎠다. 또 다행스러운 것은 젊었을 때 이런 시련을 겪으니 이 또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나 스스로를 위로했던 것 같다. 잘 극복해 보자. 어렵겠지만 이 상황이 나의 가장 힘든 시기일 거라고 나를 추스르며 그렇게 견뎌온 것 같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되도록이면 다른 사람들의 삶을 살피지도 않았고 비교하지도 않으려고 노력했고 시각적으로 들어오는 것도 피하려고 했다. 그중에 하나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포함된다. 만나다 보면 내 상황의 초라함이 더 느껴질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피했다. 공자의 말씀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 그 끝이 어딘가에는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결코 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이러한 노력을 꾸준히 하다 보니 돈의 부족함은 항상 있었지만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내 삶을 채우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나다운 삶'이 나도 모르게 내 삶에 들어와 있었다.
불편하고 힘든 경험을 한 덕분에 지금은 돈의 있고 없음을 내 기준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 돈이 들어가는 어떠한 것에 대해서도 누군가에게 할 것을 권하지도 조언하지도 않으려고 한다. 경제적인 것은 정말로 본인만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기준이 있기에 이러한 배려는 되도록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면서 살고 있다.
왜 우리는 안락하고 편안한 삶에서 나 자신을 바꾸기 어려운가? 편안하고 안정된 삶 안에서는 바꿀 필요성도 바꿔야 할 이유도 찾기 어렵다. 모든 것이 다 내 덕분인 듯한 느낌만 강하다. 겸손한 삶에서 벗어나기 쉽다. 내가 누리는 모든 것들이 마치 내가 누려야 할 것들처럼 당연시된다. 설령 마음에 들지 않는 성격이라도 뭐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 잠깐, 중요한 포인트 하나가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좋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행동은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나아지려는 본인의 노력과 행동이 있어야,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 , '운'이라는 녀석이 나의 곁을 지나갈 때 나의 노력과 운이 만나는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만약에 운이 나를 비껴간다면 그 또한 나의 운명이라고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내게 이득이 된다. 언젠가는 또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다시 기다리려 보는 것도 내 삶에 유익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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